길고 긴 이직 단계를 지나 많은 산전수전을 거쳐 새로운 회사에 다다르게 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정말 고생많았어요! 이제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적응해야 할텐데요. 사실 아주 힘든 일이에요. 언어는 동일하지만 문화나 성격은 다른, 새로운 나라에 적응하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도 봐요.
하지만 우리는 더이상 신입이 아니고 빛나는 ‘경력직’이니까요! 능숙하게, 그리고 빠르게 자리를 잡고 적응해나갈 수 있는 소소한 꿀팁을 전달해 드리려고 해요. 새로운 조직에서 빠른 적응을 여러번 겪어본 저의 노하우인데요. 이 부분들은 개인의 성격, 조직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을 거에요.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건, 새로운 나라에 정착하는 것과 비슷해요
새로운 나라에 여행가본 적이 있나요? 일주일 이하의 짧은 여행이 아니라 몇주간 여행을 다녀보신 분들이라면, 빠르게 눈치를 보며 그 나라의 문화에 적응해야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거에요. 마트나 편의점이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다거나, 모두가 쓰는 안부인사가 정해져 있다거나, 심지어 좌측통행인지 우측통행인지도 눈치를 통해 익숙해져야하죠.
이 나라 사람들은 모르는 걸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모르는 게 생기는 걸 눈치채고 다가와서 도와주지도 않죠.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는것도 마찬가지에요. 이미 모두는 각자 자리하고 있는 곳에 너무나 익숙하답니다. 그러니 궁금하거나 잘 모르겠다면 먼저 다가가서 물어보는게 사실은 가장 빠르고 단정하게 적응하는 방법이에요. 저는 이 적응 과정을 5단계로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1단계 언어 |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익숙해지기
- 2단계 지리 | 조직 구조를 파악하기
- 3단계 구성원 | 내 역할에 적응하기
- 4단계 문화 | 사소한거라도 도우며 연결되기
- 5단계 기록 | 꾸준히 회고하기
어때요? 거의 한 나라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같지 않나요? 새로운 회사의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언어와 지리적으로 하나씩 적응하는건 물론, 구성원이 되는 과정까지 모두 회사의 문화에 물들어가고 익숙해지는 과정이랍니다.
1단계 언어 |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익숙해지기
가장 첫번째, 기본중의 기본은 커뮤니케이션 툴에 익숙해지는 거에요. 슬랙, 노션, 리니어, JIRA 등 어떤 툴을 쓰는지 파악하고 익숙해지는 데 초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좋아요. 이전 회사에서 쓰는 커뮤니케이션 툴이 비슷하다면 다행이지만, 툴을 잘 모른다면 온보딩을 도와주시는 분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보세요. “이전 회사에서 이러이러한 툴을 썼는데, 혹시 비슷한 느낌일까요?” 하고 질문하는 것도 괜찮아요.
두번째로 중요한 부분은 쓰는 언어에 익숙해지는 거에요. 회사마다 쓰는 단어들이 관습처럼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때는 같은 한국말을 하는데도 이해가 힘든 경우도 있어요. 모두가 이미 익숙해져있는 줄여쓰는 단어 등을 귀담아듣고, 조금이라도 모르겠거나 전혀 뜻을 유추할 수 없을때는 바로바로 물어보는 게 좋답니다.
초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가장 익숙해지는 방법은 미팅에 참가하는거에요. 정보의 흐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어디를 통해 흐르는지, 누가 중점이 되는지 살펴보세요. 또, 가공된 정보만 공유되어야하는지 또는 날것의 과정도 들고와서 함께 고민해도 되는 것인지 다양한 미팅에 참가하면서 알아나가는 거에요.
만약 그러기 힘든 상황이라면, 초반에 주어진 일을 수행하면서 자주 동료나 리더에게 다가가는게 좋아요. 일주일정도의 일이 주어졌다고 하면, 가장 먼저 할일은 방금 받게 된 일을 한번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거에요. 그리고 2-3일째에 한번 중간과정을 공유하는것이죠. 내가 생각한 방향과 잘 맞춰지는지, 틀을 잡아가는 게 괜찮은지 한번 맞춰보는 거에요. 그리고 최대한 궁금한점들을 많이 만들어서 미팅 시간에 활용하는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2단계 지리 | 조직 구조를 파악하기
대개는 이미 정해져있는 조직 구조가 있을것이고, 나는 거기에 쏙! 들어가있을 확률이 높아요. 그렇다면 어떤 구조로 있는지, 주로 어떤 분과 일하게 될 것이고 중요한 사안은 어떤 분과 상의하게 될지(나의 매니저는 어떤 분이 될지) 먼저 파악하는게 좋아요. 그래야 초반에 있을 수 있는 고민거리들, 적응하면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를 빠르게 리포트하고 합을 맞춰나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계획과 결과에 대해 확실한 보고가 이뤄져야하는 다소 딱딱한 문화인지,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의 연차가 다양하고 공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드러운 문화인지 파악하는것도 중요해요. 사실 이런 부분은 잡 인터뷰 단계에서 어느정도 파악했었다면 더욱 좋아요. 협상 과정에서 미리 HR팀에게 고과나 평가 구조는 어떤지 물어보는 거에요. 거기서 리더가 나의 고과를 측정하는 역할인지, 수평적인 분위기인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3단계 구성원 | 내 역할에 적응하기
역할이 정해져 있다면 - 빠르게 적응하기
이미 조직에서 채용 포지션과 기대하는 일의 종류가 확실한 경우가 있어요. 만약 이미 내가 하게될 일을 담당 중인 분이 있다면 그분에게 최대한 많이 묻고, 그분의 레거시를 최대한 파악하는걸 최우선순위로 잡고 적응하면 된답니다.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 나의 강점을 어필!
만약 분명한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고, 나의 매니저도 나에게 어떤 일을 줄지 고민되는 상황이라면, 더해서 어떤 부분을 주로 맡길 원하냐고 먼저 물어보는 상황이라면, 정말 좋은 기회가 온거에요! 여태까지는 내가 원하는지도 잘 모르는 일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내가 먼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것이죠.
보통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다들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잘한다는 것을 잘 몰랐기 때문일수도 있고, “이걸 하고 싶다고 말해도 되나?” 하는 우려가 있어서일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직전까지도 자소서/이력서/포트폴리오를 만들다 왔기 때문에 어떤걸 잘하는지, 무엇을 해야 예쁜 포트폴리오를 꾸밀 수 있을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거에요. 그걸 하고 싶다고 말하면 된답니다!
4단계 문화 | 사소한거라도 도우며 연결되기
이제 일하는 방식에는 거진 다 적응을 했는데, 다른 팀원과 어떻게 친해질지 고민이 되시나요? 갑자기 말 거는게 어렵다면, 사소한 도움을 주면서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답니다. "적응하는데 도우라니? 나도 도움받기 바쁜데..." 어리둥절하실수도 있지만, 아마 적응하는 단계에서 이보다 빠른 방법은 없어요.
어떤 일이 있을때 내가 잘 알고 도와줄수 있는 일이거나, 간단한 일이라면 최대한 발벗고 도움을 주세요. 초반에는 개인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며 적응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버퍼 기간을 주기도 해요. 그럴때 나에게 주어진 일을 끝냈고 마음의 여유가 충분히 확보되었다면, 먼저 팀원들을 도와주는 자세를 한번 취해보는 거에요.
다른 팀원을 돕는것이 단순히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님을 기억해 주세요. 그걸 도우면서 나의 구성원으로서 효능감도 높이고, 팀원과 더 친밀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거에요. 사실 새로운 분들을 맞이하는게 팀장과 팀원들 입장에서도 쉽지 않답니다. 본인의 일을 수행하면서 플러스 알파로 다른 사람의 온보딩 과정에 에너지를 쏟아야하는 것이죠. 여태 충분히 도움받고 적응한 만큼 먼저 다가가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거에요.
5단계 기록 | 꾸준히 회고하기
사실 이게 가장 힘든 단계인데요. 새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성실히 일을 해내는 것뿐만 아니라 꼼꼼히 되돌아보면서 방향을 수정하며 나아가는 것도 필요해요. 그리고 적응하느라 온 에너지를 쓰며 지쳤을 심신을 응원해주는 시간도 정말 필요하죠. 주기는 하루, 한주, 한달, 분기 어느 것이든 괜찮아요. 잘 적응하기 위해, 그리고 번아웃에 빠지기 않기 위해 시간을 들여 노력한단 사실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음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되돌아봐요. 한 달 회고를 한다고 생각하고 예시를 들어볼게요.
- 어떤 부분을 잘 했나요?
- 잘했다라는 기준을 너무 높게 잡지도, 너무 큰 무게로 두지도 마세요.
- 사소하더라도 충분히 잘한 일을 마구마구 적어주세요.
- (본인 포함) 가장 감사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 고마웠던 사람 혹은 일에 대해서 적어봐요.
- 이번달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 사람이 있었나요?
-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 자책을 하기보다, 더 나아질 내일의 나를 위해 응원해 주세요.
- 많이 아쉽고 무게있게 가져가고 싶다면, 어떻게 수정할 수 있을지 대책을 마련해보는것도 좋아요.
이직까지의 과정도 힘들었는데,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열심히 적응하고 헤쳐나가다 보면, 어제보다 오늘 더 노련하게 잘 해결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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